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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이 운영하는 꽃집에 불교도가 와서 화환을 주문하며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달라고 했을 때 그 꽃집 주인은 자신의 신앙에 어긋난다고 거절할 수 있는가? 혹은 그리스도인이 운영하는 식당에 무슬림이 와서 음식을 주문했을 때 이교도와 어울릴 수 없다는 이유로 그들을 식당에서 내쫓을 수 있는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다문화, 다종교 사회이다. 더 나아가 정치적으로 나뉘고, 인종적으로 나뉘고, 사상, 신념등으로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계층이 어울려 살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단지 나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나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배척할 수 없다.
이미 우리 가운데 하나님 나라가 임하였지만 아직 이 땅 가운데 임하지 않은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며 우리는 복음을 증거한다. 하지만 예순님의 명령은 땅끝까지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지 이 세상의 완전한 복음화는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오셔서 이땅을 심판하시고 양과 염소로 나누시기 때문에 이 세상의 끝날까지 여전히 하나님을 거부하는 이들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만나는 이들이 하나님을 영접하고 그리스도인이 되길 기대함과 동시에 그들이 하나님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믿지 않는 자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창세기 26장에서 이삭에게는 우물에 대한 당연한 권리가 있었지만 그랄주민들과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 네번이나 옮겨 우물을 팠고 마침내 브엘세바에서 아비멜렉과 평화 조약을 맺으며 그들과 함께 거할 수 있었다.
우리가 믿지 않는 자들과 함께 어울리며 교제하는 것은 그들의 가치관이나 종교관을 따른 다는 것이 아니라 될 수 있는 한 선을 행하며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는 유독 차별금지법에 너무 경도되어 있는 것 같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마치 나라가 뒤집어지고 세상이 망하는 것처럼 무조건 반대를 하고 있다. 불교나 힌두교 이슬람에겐 관대하면서 왜 동성애자에게는 그토록 가혹한 것일까? 우리가 타종교는 반대하지만 그종교인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처럼 동성애는 반대하면서 동성애자들과 어울릴 수는 없는 걸까?
적어도 교회라면,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을 따르는 교회라면 집단의 힘으로 개인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에 저항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얼마전 법원에서도 종교적 관점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 방송에 대해서는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처럼 차별 금지법을 반대하여 개인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회적 차원에서 강단에서 성경적 원칙에 어긋나는 것들에 대해 비판하고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얻기 위해 싸워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은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어지길 바라시는데 우리가 우리의 판단으로 그 대상을 한정짓는 것은 아닐까?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 의견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말할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