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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 혹은 성만찬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마지막 제자들과 식사를 하시던 중에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기려 정해진 의식이다.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눅 22:19). 여기에서 기념하라는 말은 "기억하다, 회상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EVS 버전으로 번역하면 "나의 대한 기억안에서 이것을 행하라"가 된다.
즉, 우리가 성만찬을 행하는 이유는 예수님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예수님을 기억하는 것이지 그 기억이 십자가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날의 성도들에게 성만찬은 예수님의 장례식이다. 엄숙히 깔리는 찬송가와 침통한 표정으로 분병과 분잔을 하는 성도들, 어느 누구하나 소리를 내거나 할 수 없다. 물론 절대 성만찬에 웃으며 가벼이 여기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만찬은 예수님- 그분의 말과 행하심-을 기억하는 것이지 십자가의 무거움만 기억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왜 성만찬인가에 주목해야 성만찬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성만찬, 다른 말로 하면 예수님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다. 쌀과 국, 여러 반찬으로 식사를 하는 우리에게 빵과 포도주는 무언가 특별한 식사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물론 빵이 아니라 무교병(인도의 난과 같과 비슷한 빵)이고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먹고 있다. 우리에겐 빵과 포도주는 우리의 일상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지만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빵과 포도주는 매일 먹고 마시는 밥이다.
예수님의 공생애 시작에 제자들을 불러 모으시고 그들과 함께 늘 행하시며 그들을 가르쳤다.(사도들은 제자들의 핵심 그룹이고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따랐고 여성제자들도 있었다) 그리곤 그분의 제자들과 마지막 시간- 오늘날 제자훈련의 비교하면 수료식으로 볼 수 있다- 에 함께 식사하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실때마다 나를 기억하라, 혹은 내가 너희에게 말로 가르친것과 행동으로 가르친 것을 기억하라"
즉, 아침을 먹을 때 예수님을 기억하고, 점심을 먹을 때 예수님을 기억하고, 저녁을 먹을 때 예수님을 기억하라. 매시간, 매일, 항상 우리가 살아 숨쉬는 것을 느낄 때마다 우리는 예수님을 기억하고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아가야 한다고 예수님을 말씀하신다.
어쩌다 일년에 몇번 엄숙하고 정숙한 분위기 속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기념하여 예수님을 동굴무덤에 가두는 것이 아닌 우리의 삶 가운데 예수님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그기억 안에서 살아가는 것 이것이 "예수님에 대한 기억 안에서 행하는 것 Do this in rememberance of me"(EVS)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성만찬의 떡과 포도주의 상징에 매여서 일년에 몇번만 예수님의 죽음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용할 양식(daily bread) 가운데 우리가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발버둥치며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분의 순종을 따라 살아가야 한다.